빠른 초안 공유는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우당탕탕! 프리랜서로서의 첫 프로젝트가 마무리되었다.

모든 일은 운칠기삼이라고 했던가, 운이 좋게도 내 경험과 스택이 맞아떨어지는 프로젝트가 타이밍에 맞게 들어왔고, 나는 기세를 몰아붙였다.

데이터 분석가 출신인 나는 정보 수집을 참 좋아한다. 킥오프 미팅 당시 나는 클라이언트의 고민과 러프한 아이디어들을 모두 메모했다. 그리고 집에 돌아가는 길부터 이 모든 것들을 조합하고 연결했다. 아무리 메모를 잘해도 시간이 지나면 미팅에서 느꼈던 클라이언트의 간절함은 희미해진다. 그래서 기억이 가장 생생할 때 바로 작업에 들어간다. 그렇게 다음날 바로 PRD가 나왔다.

물론 초안이기 때문에 완벽하진 않았다. 그래도 나는 빨리 공유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야 기획자의 독재(?)를 막고 참여형 기획이 되기 때문이다. 이는 논리적 허점이 있고 완성도가 낮더라도 초안을 공유함으로써 딥하게 이야기할 거리가 생겨 결국, 더 견고한 기획에 도움이 된다.

사실 처음에는 허술한 결과물을 공유한다는 것이 내게 참 어려운 일이었다. 돌아오는 피드백이 무서웠기 때문이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기에 개선 피드백이 돌아오는 것은 당연한데, 그게 내 실력에 대한 비난으로 느껴졌었다. 하지만 맷집이 단단해진 나는 이제 알고 있다. 이 과정을 꼭 거쳐야만 내 고객이 만족하고, 내 결과물이 성장한다는 것을. 그리고 결코 그것은 나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는 것을. 비루한 초안을 공유하는 것보다 비루한 최종 결과물을 부끄러워해야 한다.

나는 이렇게 일한다.